영화를 감상하는데 있어 크게 방해가 될만한 수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으나 사전정보 없이 영화를 관람하고 싶으시다면 영화를 감상하시고 읽어주시길 권합니다.
출처<씨네21>
기억을 더듬어 보면 좀비라는 소재가 한국영화에서 처음은 아닌 것 같지만 이렇게 전면적으로 등장했던 영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면에서 <부산행>은 한국영화에 있어서 첫 좀비영화의 시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한 좀비영화가 관객들에게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 영화를 보기 전 가장 큰 궁금점이었습니다. 그런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성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산행>은 그들이 타고 있는 KTX처럼 빠르게 전개되고 또 높은 몰입도를 선사해줍니다. 게다가 무척 재밌습니다. 2시간여의 런닝타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흥미진진한 전개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의 헐리웃의 좀비들과 크게 차별화되는 점은 없지만 아마도 최초라는 점에서 이런 한계는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출처<씨네21>
영화 <부산행>에서는 초반부터 후반까지 끊임없이 좀비가 쏟아져나오는데 좀비가 되는 과정부터 활약(?)까지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무척 무섭고 소름돋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엘리베이터 안에 가득찬 사람들을 보고나서 소름이 돋았을 정도로 정말 떼거지로 쏟아져 나오는 좀비가 무척 실감나고 무섭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사람을 좀비로 만들어버린 사건의 발단에 대해선 다소 불친절한 모습입니다. 화학회사의 문제로 인해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으로 확산된다는 사실만이 유일한 설명일 뿐 정확히 어떻게 최초감염이 진행되었는지 또 왜 부산만 안전지대가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또한 주변인물들에 대해서도 기차 밖 인물들에 대해선 무척이나 불친절 합니다. 집에 계신 석우의 어머니는 왜 좀비의 습격을 받았는가 또 습격을 받았는데 어떻게 전화를 했나 또 안전하다는 부산에 살고 있는 아내는 도대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전화는 왜 안받아~) 알 수 없는 점에서도 조금은 의아했습니다. 아내에 대해선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어떠한 정보도 제공되지 않더라구요… (살아는 있니?)
출처<씨네21>
우리 사회의 현실에 비판의 칼날을 세운 <부산행>
주인공의 캐릭터를 통해 현실에 대한 비판을 보여줬다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었습니다. 극 중 주인공인 석우(공유)의 직업은 펀드매니저로 상화(마동석)가 개미핥기라고 조롱하듯 부정적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사실 그럴만도 한게 완전한 정보를 움켜쥐고 불완전한 정보를 가진 사람들에게 거짓정보를 흘려 살아남으니까요.… 하지만 부산행 열차안에서 석우 역시 불완전한 정보만을 갖게 되며 개미로 전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면에서 그의 직업을 펀드매니저로 설정한 이유를 우회적으로 보여줍니다. 또한 완전한 정보를 움켜쥔 정부가 국민들에게 사실과는 다른 내용의 발표를 하는 모습도 석우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이전까지의 재난영화에서의 캐릭터 예를 들면 사소한 일로 치부하다가 결국 재난을 만들어내는 고위공직자 또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 모두를 구해내는 영웅적 리더 등의 진부한 모습에서 다소 탈피한 듯한 모습이어서 좋았습니다.
출처<씨네21>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주목할만했지만 한국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지적받는 눈물공식에서 탈피하는데는 실패했습니다. 이전의 재난영화인 <해운대>에서 그랬듯 감동코드는 반드시 빠져서는 안되는 필수요소 같은 느낌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부산행>의 후반부를 다소 진부하게 만들어버리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더군요~ 진부한 대신 또 그만큼 관객에게 여전히 잘먹히는 요소이기도 한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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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우 역의 공유에게는 2%의 아쉬움이 아역배우 김수안과 진희 역의 안소희에게서는 다소 큰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두 할머니 중 동생 할머니 역을 맡으신 배우 분의 연기도 좀 어색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중반부에 할머니가 보여준 다소 기이한 행동에 설득력이 크게 느껴지지 못했습니다. 그 행동전에 설득을 위한 내면연기를 한 것 같긴한데… 좀 아쉽더라구요.…
출처<씨네21>
부족한 부분도 적지 않은 영화이지만 이 모든게 상쇄될 만한 재미를 가졌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은 영화였습니다. 이야기의 완성도와 짜임새도 중요하지만 사실 팝콘무비에서 재미 있으면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비유를 들자면 패스트 푸드겠죠~ 건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음식이라지만 누가 그거 모르고 먹습니까~ 맛있으니까 가끔 찾아서 먹는거죠. 이렇듯 영화도 항상 완벽한 영화만 볼 수가 있겠습니까!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설탕 잔뜩 뿌려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전에 영화배우 조재현씨가 <목포는 항구다>를 가리켜 어떻게 잘차려진 양식만 먹고 사는가 가끔은 짜장면도 먹어줘야지 라고 말한적이 있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그 발언이 떠오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난히 천만관객 돌파에 성공할 것 같습니다. 천만을 넘느냐 넘지 않느냐가 중요하다기 보다 어느 속도로 천만을 넘느냐를 점치는게 더 나을 것 같은데요 이전의 천만영화보다 더 빠른 속도로 천만 스코어를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마도 배급사에서도 이걸 알고 있는지 정식개봉도 하기전에 매우 공격적으로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는 모습입니다. 입소문에 있어서 큰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런 의미에서 <부산행>은 2016년의 첫번째 천만관객 영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매년 여름 최강자로 군림해온 헐리웃 블록들 사이에서도 크게 선전할 것 같습니다.
만약 볼까말까 고민 중이신 분이 있다면 어서 부산행 열차를 잡아타시길 권해봅니다! 올여름 더위 시원하게 날려줄 상업영화가 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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