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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응답하라 1991, 미녀와 야수(2017)

맥주와 팝콘-Movie

by 다락방지기 2017. 3. 20.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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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응답하라 1991, 미녀와 야수(2017)

디즈니의 응답하라 1991, 미녀와 야수(Beauty and the Beast) 2017





디즈니 5번째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


  픽사에 밀려 애니메이션 작품에 큰 재미를 못보던 디즈니. 2013년 <겨울왕국>으로 다시금 명성을 되찾더니 2016년 픽사와 합작한 <주토피아> 역시 호평을 받으며 여전히 건재함을 자랑했다. 하지만 디즈니가 또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이전의 성공작들을 실사영화화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시작으로 <잠자는 숲속의 공주>, <신데렐라>, <정글북>까지 자사의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실사영화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개봉한 <미녀와 야수>는 이전 리메이크작과는 다소 차별성이 있다. 디즈니 르네상스작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중에서 처음으로 실사화되었기 때문이다.


디즈니 르네상스 중에 유일한 실사영화 <미녀와 야수>

  앞서 설명한바와 같이 디즈니가 애니메이션으로 전세계 극장가에 열풍을 몰고온 작품은 <인어공주>부터 <라이온킹>까지이다. 하지만 <미녀와 야수>를 제외한 3편의 흥행작들은 실사 리메이크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인어공주>의 경우 배경이 바닷속임에 따라 실사영화로의 표현이 어렵고 <알라딘>의 경우 주배경이 중동지역임에 따라 헐리웃 배우의 캐스팅이 불가능에 가깝다. 또한 <라이온킹>의 경우 모든 등장인물이 동물인 탓에 디즈니 르네상스 작품 중 가장 높은 흥행기록을 보였지만 실사영화로써의 리메이크는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르네상스 작품 중에서 실사영화로의 리메이크가 가능한 작품은 <미녀와 야수> 한편만이 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2018년에 개봉할 리메이크작은 <뮬란>이 선택되었다.

라이온킹은 디즈니 르네상스 작품 중 최고 히트작이지만 실사 리메이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라라랜드를 포기한 엠마왓슨의 선택은 옳았나

  이 영화의 실사화가 결정됐을때 디즈니 프린세스 중 가장 아름답고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벨을 누가 연기할 것인지 고민이 컸을 것이다. 또한 이미지가 만들어져 많은 대중에게 각인된 벨의 캐릭터를 소화한다는 것은 배우 입장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뮤지컬 영화임에 따라 노래까지 더해져야했으니 어지간해서는 싱크로율을 맞추기가 어려운 캐릭터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해졌다. 바로 해리포터의 헤르미온느 엠마 왓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연출을 맡은 빌 콘돈 감독은 벨이 갖고 있는 세련됨과 열정 그리고 지성미에 엠마 왓슨 단연 1순위였다고 밝힌바 있다. 일단 결론부터 말하자면 캐스팅은 성공이었던 것 같다. 물론 벨이 갖는 화사함과 발랄함에 조금은 못미치는 감이 있었지만 비주얼 적인 싱크로율 면에서는 단연 엠마 왓슨 외에 떠오르는 여배우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라라랜드>에도 1순위 캐스팅 대상이었던 그녀는 <라라랜드>의 대성공으로 이미지가 구겨질 뻔 했으나 <미녀와 야수>가 공개된 지금 그녀의 선택이 옳았음이 증명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라라랜드>는 엠마 스톤에게 더 어울렸던 것 같기도....

미녀와 야수의 벨로 캐스팅 되며 33억이라는 천문학적 개런티의 주인공이 된 엠마왓슨


앨런 멘켄 실사판 <미녀와 야수>를 위해 신곡을 내놓다

앨런 멘켄은 <인어공주>부터 <알라딘>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히트곡들을 모조리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큰 존재감을 가진 작곡가이다. 그는 2017년 실사판 <미녀와 야수>를 위해 <How Does a Moment Last Forever>, <Days in the Sun>, <Evermore> 세 곡을 새롭게 선보였다. 이 중 <How Does a Moment Last Forever>는 영화 초반 모리스에 의해 살짝 들렸다가 무도회 장면 앞에서 벨에 의해 다시 한번 선보여지고 마지막 엔딩 크레딧과 함께 셀린 디옹의 목소리로 총 3번 선보여진다. 이 곡은 선율 뿐 아니라 가사가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모든 것이 잊혀지지만 우리의 노래는 계속 살아있다는 내용의 가사는 마치 되살아난 <미녀와 야수>에 대한 회고와 같기도 하다. 또한 미녀와 야수와 함께 그 시절의 기억을 찾아 돌아온 관객들에 대한 편지 같기도해서 왠지 마음이 찡해졌던 곡이었다.

뮤지컬계에 프랭크 와일드혼이 있다면 디즈니엔 앨런 멘켄이 있다! 



실사 리메이크는 성공이었나?

  원작이 워낙 성공적이었고 많은 이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기에 이를 뛰어넘기란 사실 불가능에 가깝다. 아름다운 기억을 이겨낼 수 있는 새로움이란 없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런 의미에서 실사판 <미녀와 야수>는 실사영화로 제몫을 해냈다. 비록 원작을 뛰어넘는 완성도를 선보이지는 못했지만 원작을 더욱 기억하게 만드는 지속력을 만들어내는데는 큰 몫을 했다고 보여진다. 특히 애니메이션이기에 가능했을 과장된 캐릭터들과 상황들을 실사영화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조율해냈다.


  그래서 어찌보면 원작이 갖는 흥겨움이 조금은 떨어진 느낌이 있을지도 모른다. 개인적으로 <미녀와 야수>의 대표넘버 <Belle>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넘버 중에 단연 최고에 해당한다고 생각했던지라 굉장한 기대를 했다. 활기찬 마을의 모습과 함께 다채롭게 살아숨쉬는 캐릭터들이 공존하는 그 장면을 과연 실사영화가 표현해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큰 우려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처음 <Belle>의 일부장면이 공개되었을 때 다소 실망감이 있었다. 엠마 왓슨의 동작은 동적인 애니메이션 속의 벨과 달리 다소 정적인 모습이었고 가창 역시 원곡의 벨보다 표현력이 다소 부족하고 선율 역시 다소 플랫 된 듯한 느낌이 났기 때문이다. 덕분에 흥겨움과 생동감이 조금  줄어든 듯한 느낌이 든다. 하지만 극장에서 완곡을 보니 생각외로 만족으로운 구성이었다. 애니메이션의 과장된 묘사와 가창을 실사영화에서 그대로 표현했을 경우 오히려 거부감이 더 컸을 수도 있을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인지 모리스 캐릭터 역시 애니메이션에 비해 많이 점잖아졌는데 이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보니 충분히 수긍이 됐다.




야수와 감초 하인들

주인공 벨 만큼이나 중요한 캐릭터인 야수와 하인들 역시 잘 표현된 느낌이다. 야수는 애니메이션보다 더 사람에 가깝게 표현되었고 역시나 거부감이 느껴지는 비주얼을 갖게 되었다. 또한 하인들 역시 100% CG로 표현된 덕에 원작에서의 생기발랄함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오랜만에 이완 맥그리거(촛대가 된 루미에)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단, 2017년 버전의 미세스 티팟(엠마 톰슨)은 조금 아쉬웠다. 원작에서는 중후함과 넉넉함이 느껴지는 나이 많고 인자한 아주머니의 느낌이었다면 엠마 톰슨의 목소리는 다소 젊고 넉넉함이 좀 줄어든 듯한 느낌이었다.(지극히 개인적인 느낌이니 다를 수도...) 또한 영화의 가장 하이라이트로 손꼽히는 무도회 장면에서의 노래는 원작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야수의 궁전의 화사함 역시 원작을 따라잡지는 못했다. 대신 아리아나 그란데와 존 레전드가 부른 버전은 셀린 디옹과 피보 브라이슨의 원곡에 비하면 부족하다는 평이 많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적응안되는 캐릭터는 왕자가 아니었을까... 다소 느끼한 모습으로 돌아와서 차라리 야수가 낫다 싶을 정도...물론 원작에서도 왕자의 모습은 그랬던 것 같다. 문득 개봉 당시 미녀와 야수를 패러디한 일밤에서 설운도가 떠오르는 느낌...(기억하는 사람이 있으려나... 벨 역은 노사연이었던 것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원작의 미세스 티팟 <Tale As Old As Time>


그래도 이 영화가 소중한 이유

  지금의 30대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의미는 무척 크다. 디즈니 르네상스기에 국민학생이었기에 어릴적 읽은 동화책과도 같은 존재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다. 일요일 아침을 열여준 디즈니 만화동산을 보며 자란 세대이기도 하고. 이제는 모두 성인이 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 디즈니의 권선징악 스토리는 뻔하고 고루하지만 편안함과 동시에 동심을 선물한다. 드림웍스의 대표작 슈렉에 의해 가루가 되도록 까였던 디즈니의 단점이 이제는 그리움이 된 듯하다. 현실과는 너무 다른 동화 속 세상의 고리타분한 권선징악이 오히려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옛생각도 나고 여운도 길어서인지 엔딩 크레딧과 함께 울려퍼진 <How Does a Moment Last Forever>가 다끝나도록 많은 관객들이 자리를 뜨지 못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리메이크의 이유가 담긴 듯한 셀린디옹의 <How Does A Moment Last Forever>


  그런 의미에서 2017년에 리메이크 된 <미녀와 야수>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응답하라 1991 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 시절 원작을 보고 자란 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처음 만난 이들에게는 새로운 선물이 되었을 작품이 분명하다.


이 영화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경험이 될 것이다.

디즈니 경험하며 자랐던 그렇지 않던 디즈니 속 세상은 분명 우리의 영원한 동심이 자리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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