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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디즈니의 화려한 귀환 - 4DX 관람후기

맥주와 팝콘-Movie

by 다락방지기 2014. 2. 4.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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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왕국, 디즈니의 명성을 되찾다


  90년대 아동기를 보낸 사람들에게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분명 특별한 추억일 것입니다.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온킹 그리고 뮬란까지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물론 일요일 아침마다 우리를 반겨주던 TV 애니메이션 디즈니 만화동산까지! 디즈니는 우리의 동심을 한가득 채워준 동화와도 같았습니다. 그런 디즈니가 한동안 뜸했습니다. 토이스토리로 혜성처럼 등장한 픽사와 녹색괴물 슈렉을 통해 대중을 사로잡은 드림웍스까지  가세하며 대중들은 디즈니의 권선징악 스토리에 고루함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디즈니는 스스로 가졌던 장기를 버리고 릴로&스티치, 브라더 베어, 공주와 개구리와 같은 탈디즈니적 작품들을 제작하였으나 대중의 반응은 차갑기만했고 디즈니는 자회사인 픽사에 밀려 체면을 구기는 신세가 되고 말았죠. 하지만 최근 겨울왕국의 흥행을 통해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되찾은 것 같습니다. 




그동안 설 곳이 없었던 디즈니 


  그동안 디즈니 작품들이 꾸준하게 지적받던 것은 이야기의 관점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디즈니의 캐릭터들은 동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언제나 선은 아름답고 악은 추한 일차원적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도 늘 백마탄 왕자를 기다리는 수동적 여성상이 강조되곤 했죠. 이러한 디즈니의 세계는 슈렉을 통해 산산조각나게 됩니다. 슈렉에선 디즈니와 반대로 못생긴 괴물 슈렉이 주인공이고 잘생긴 프린스 차밍은 느끼하고 비열한 인물로 묘사되며 피오나는 슈렉에게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나가는 능동적 공주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중은 열렬히 환호했고 이로 인해 디즈니가 만들어낸 세계는 구닥다리로 전락하게 됩니다. 게다가 픽사 역시 일차원적 스토리에서 벗어난 새롭고 다양한 상상력이 기반이된 창작 스토리를 통해 대중의 욕구를 충족시키다보니 디즈니가 설자리를 잃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 였던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 끝에 완성된 업그레이드 디즈니 


  그동안의 시행착오 덕에 디즈니는 겨울왕국에 이르러서야 대중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신의 색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디즈니는 자신의 장기였던 아름다운 선율의 뮤지컬적 요소 그리고 잘알려진 동화를 재해석 하는 과정에서 이를 고리타분한 형태가 아니라 세련된 형태로 풀어나가는데 성공합니다. 덕분에 겨울왕국은 선과 악이 처음부터 끝까지 대립하는 이전의 2D 애니메이션과 차별성을 갖습니다. 실제로 기획단계에서 엘사는 악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완성작에서는 악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 디즈니는 그동안의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의 단점인 선악대립구조를 일차원적 전개에서 탈피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기획단계의 엘사와 안나, 이대로 캐릭터가 완성되었다면 디즈니는 또 다시 외면당했을지도...



이전과는 달라진 디즈니의 여성관 


  이 뿐 아니라 겨울왕국 속의 여성 캐릭터들은 수동적인 형태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모험적인 캐릭터로 묘사됩니다. 또한 이야기의 주제 역시 로맨스라는 주인공 남녀간의 일차원적 사랑에서 벗어나 가족 그리고 친구를 향한 더 큰 의미의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그 과정에서 남성캐릭터는 이전과 달리 보조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며 성장한 여성을 보듬어 주거나 멸시받던 여성을 인정하게 되는 등과 같은 고전적 구조도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변화는 주인공이 더이상 모험의 대가로 사랑을 부여받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과거 디즈니 속 여성캐릭터들은 진취적인 여성으로 모험에 임하다가도 모든 과업을 완수하고나면 다시금 한 남자의 여자로 되돌아가는 구조가 즐겨사용되곤 했는데요. 겨울왕국에서는 그러한 구조에서도 탈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로인해 겨울왕국의 전체 스토리는 비교적 단순한 구조이지만 그 표현방식이 이전보다 한결 세련되졌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겨울왕국 4DX는 어떨까?


  저는 겨울왕국을 총 2회 관람하였는데요. 한 번은 일반 스크린으로 또 한번은 4DX로 관람하였습니다. 한간에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겨울왕국의 4DX가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불어 관람이 힘들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실제로 보니 모두 헛소문이더라구요. 겨울왕국의 4DX 바람효과는 생각만큼 그렇게 많지 않으며 4DX 장비 기술 특성상 처음부터 끝까지 많은 양의 바람을 쏘는 것은 아예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더라구요. 바람효과가 등장하기 전에 바람을 모으는 기계소리가 들리는데 소리로만 들어도 그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보이며 실제로도 단타로 몇 번 그리고 은은한 바람 몇 번 이렇게 쏘는 정도로만 작동됩니다. 덕분에 바람 때문에 춥기는 커녕 오히려 히터로 인해 더워진 공기를 시원하게 날려주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이외에도 등 뒤에서 툭툭 치는 효과 그리고 좌석의 진동 물뿌림, 카메라 구도에 따른 좌석이동 및 흔들림, 번개에 맞춰 터지는 플래시 등이 효과로 등장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냥저냥입니다. 한번 정도는 신기하다보니 재밌지만 효과자체가 인위적이고 동일하게 반복되는 수준이다보니 생생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되는 부분도 많다고 느꼈습니다. (여기서 물이 튀려나? 아니면 바람이 불까? 의자가 흔들릴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들어서...) 그래서인지 저는 일반 스크린으로 보았을 때 더 이야기에 몰입해서 봤던 것 같네요. 단, 4DX가 아닌 3D는 충분히 볼만한 것 같습니다. 스크린 밖으로 효과가 튀어나오는 등의 과장된 효과는 거의 없지만 오히려 이런 것이 눈의 피로 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합니다.(아바타 촬영당시 제임스 카메론 감독도 이러한 주장을 하며 과장된 3D 효과를 자제했다고 하네요) 또한 실사영화에서는 거의 모든 씬에 사용되는 아웃포커싱 효과가 애니메이션이다보니 크게 사용되지 않아 깔끔한 느낌이 나서 좋더라구요.


그런데 이 4DX 공포영화에서 사용되면 대박일 것 같아요.



디즈니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와줘서 고마워!


  저는 디즈니의 광팬입니다. 성인이 되어 찾은 디즈니랜드에서 어린아이 못지않게 즐거워했을 정도로 디즈니의 음악과 이야기를 참 사랑하는데 이렇게 잘자라서 돌아와준 디즈니가 너무나도 반갑고 또 고맙네요. 박스오피스는 물론 음원차트까지 장악한 겨울왕국의 위력을 보면 저 뿐만 아니라 대중들 역시 디즈니의 음악과 이야기를 그리워하고 있었던게 분명해 보입니다. 이처럼 겨울왕국의 성공과 더불어 앞으로 우리 곁을 찾아올 차기작들도 대중을 웃음짓게 하길 조심스레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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